도시에서 아파트나 빌라로 에어비앤비를 합법적으로 운영하려면 사실상 길이 하나뿐이다. 관광진흥법이 정한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등록이다. 현장에서는 줄여서 도시민박업이라고 부른다. 정리하면 이렇다. 도시 지역의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아파트, 연립·다세대주택에서, 집주인이 그 집에 실제로 살면서, 손님은 외국인 관광객으로만 받을 때 등록할 수 있다. 집이 일정 규모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면적 기준도 붙는다. 이 조건 중 하나라도 안 맞으면 등록이 거절되거나, 등록해 놓고도 불법 영업이 된다.
등록 없이 열었다가 벌금과 영업소 폐쇄명령을 함께 받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 에어비앤비 같은 플랫폼이 자체 정책으로 영업신고증 없는 국내 숙소의 예약 자체를 막기 시작했다. "일단 열고 나중에 정리하자"는 식이 통하던 시기는 지났다.
나는 등록 대상인가
모텔이나 호텔이 하는 일반 숙박업(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 신고)은 건물 용도가 숙박시설이어야 해서 주택으로는 신고 자체가 안 된다. 농어촌민박은 이름 그대로 농어촌·준농어촌 지역 주택만 대상이라 도시 주택은 해당하지 않는다. 한옥이면 한옥체험업이라는 별도의 길이 있지만, 평범한 아파트·빌라·단독주택이 도시에서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하나뿐이다.
법 시행령은 이 업종을 "도시지역의 주민이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이용하여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의 가정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적합한 시설을 갖추고 숙식 등을 제공하는 업"이라고 정의한다. 앞서 말한 요건이 이 한 문장에 다 들어 있다. 국내 숙박 제도가 전체적으로 어떻게 나뉘는지는 한국 공유숙박 규제 총람에서 다뤘으니, 여기서는 도시 버전만 자세히 본다.
등록 요건, 이 세 가지가 전부다
법이 그어 놓은 선은 셋이다. 서류상 집의 용도, 실제로 거기 사는지, 그리고 면적이다.
어떤 집이 등록되나
대상은 건축법상 주택 다섯 유형뿐이다.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의 용도란을 먼저 확인하자. 실제로 주거로 쓰고 있어도 서류상 용도가 다르면 등록이 안 된다.
| 건물 유형 | 등록 가능 여부 | 비고 |
|---|---|---|
| 단독주택 | 가능 | 마당 있는 일반 주택 |
| 다가구주택 | 가능 | 호스트 가구가 쓰는 면적만 연면적에 포함 |
| 아파트 | 가능 | 관리규약에 따라 관리주체·이웃 동의 필요(아래 상술) |
| 연립·다세대주택 | 가능 | 빌라 대부분이 여기 해당 |
| 오피스텔 | 불가 | 건축법상 업무시설이라 주택이 아님 |
| 도시형 생활주택(원룸형) | 불가 | 가정문화 체험 취지와 맞지 않아 제외 |
여기서 가장 많이 걸리는 게 오피스텔이다. 에어비앤비에 무등록 오피스텔 숙소가 여전히 보이지만 전부 단속 대상이다. 오피스텔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오피스텔 단기임대 가이드에서 따로 정리했다.
본인 실거주, 가장 많이 걸리는 요건
등록 명의자가 그 집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로 살아야 한다. 손님이 오면 빈방을 내주고 호스트는 같은 집에서 지내는, 그런 구조를 전제로 만들어진 제도다. 집을 통째로 비워 두고 객실처럼 돌리면 거주하는 주민이 가정문화를 나눈다는 취지에 어긋나 등록이 거절되거나 나중에 문제가 된다. 세컨드하우스나 투자용 빈집으로 이 등록을 하려는 계획이라면 이 단계에서 접어야 한다. 명의도 개인만 가능하고 법인 명의 등록은 안 된다. 다만 도시재생활성화계획에 따른 마을기업은 예외로 등록할 수 있다(문화체육관광부 지침).
면적, 안전시설, 외국어 안내
주택 연면적(건물 바닥 면적을 다 합친 넓이)이 230제곱미터 미만이어야 한다. 다가구주택은 호스트 가구가 쓰는 면적만, 아파트·연립·다세대는 해당 세대의 전용 면적만 계산하고 계단·주차장 같은 공용 면적은 뺀다. 웬만한 아파트·빌라는 대부분 이 기준 안에 든다.
외국어 안내 요건도 최근에 낮아졌다. 예전에는 토익 같은 공인 어학 점수가 있어야 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기준을 바꿔 통역 앱 같은 보조 수단으로 소통할 수 있으면 충분한 것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같은 조치로, 지은 지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등록이 막히던 노후 주택도 지금은 안전성만 확인되면 등록할 수 있다. 지자체 지침에도 이미 반영돼 시행 중이지만, 정확한 기준은 신청 전에 관할 구청 관광 담당 부서에서 다시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안전시설은 소화기 1개 이상과 객실마다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가 기본이고, 개별난방 방식이면 객실마다 일산화탄소 경보기도 단다(관광진흥법 시행령 별표 1). 몇만 원이면 갖출 수 있으니 현장 확인 전에 미리 달아 두는 편이 낫다.
아파트라면, 이웃 동의가 진짜 관문
법이 정한 요건보다 어려운 게 이웃이다. 동의 요건은 법령이 아니라 단지 관리규약에서 나온다. 관리규약이 이런 영업에 관리주체 동의를 요구하면 신청할 때 관리주체(관리사무소·입주자대표회의) 동의서를 붙이고, 이웃 세대 동의서의 범위도 관리규약을 따른다(문화체육관광부 지침). 지침이 예로 든 서울시 관리규약 준칙은 계단식이면 같은 통로, 복도식이면 같은 층 입주자 과반수의 동의와 함께 바로 위층·아래층을 포함한 이웃 세대의 동의를 받도록 한다. 단지마다 규약이 다르니 신청 전에 관리규약을 읽고 관할 구청 관광 담당 부서에 범위부터 물어보는 게 순서다.
실무는 이런 순서로 진행하면 된다.
- 관리규약부터 확인한다. 단지 관리규약에 숙박·영업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으면 관리주체 동의 단계에서 막힌다. 관리사무소에 규약 열람을 요청해 먼저 읽어 본다.
- 관리사무소·입주자대표회의에 미리 설명한다. 외국인 관광객만 받는 등록 제도라는 점, 소음·쓰레기 관리 계획을 문서로 준비해 가면 대화가 훨씬 수월하다.
- 이웃 동의는 직접, 미리 구한다. 동의서 양식만 들이밀면 반감부터 산다. 평소 인사를 트고 체크인 시간대와 하우스룰(파티 금지 등)을 먼저 공유한 뒤 서명을 받는 쪽이 성공률이 높다.
- 거절하는 세대가 있으면 무리하지 않는다. 동의 요건을 못 채우면 등록도 안 될뿐더러, 등록 후에도 민원이 반복되면 운영을 버티기 어렵다.
단독주택이나 원룸 건물 전체를 소유한 다가구주택은 이 관문 자체가 없어서, 같은 조건이면 아파트보다 등록 난도가 확실히 낮다.
신청 서류와 절차, 얼마나 걸리나
신청처는 숙소가 있는 시·군·구청 관광 담당 부서다. 기본 서류는 다음과 같고, 지자체에 따라 추가 서류를 요구할 수 있다.
- 관광사업 등록신청서
- 사업계획서
- 시설 평면도 및 배치도
- 부동산 소유권 또는 사용권 증명 서류. 자가로 등기에서 확인되면 따로 내지 않고, 임차 주택이면 임대차계약서 사본
- 공동주택이고 관리규약이 동의를 요구하는 경우 관리주체 동의서, 이웃 세대 동의서
임차인도 등록 자체는 할 수 있지만, 임대인 동의 없이 숙박 영업을 하면 계약 위반으로 계약 해지 사유가 될 수 있다. 계약서와 별도로 임대인 동의를 문서로 받아 두는 게 안전하다. 접수 후에는 서류 검토와 현장 확인을 거쳐 보름 안팎이면 결과가 나오고, 수수료는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다. 등록증이 나오면 등록면허세(등록할 때 한 번 내는 지방세)를 내고, 세무서에서 사업자등록을 따로 해야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준비부터 영업 개시까지는 이 정도 일정을 잡으면 된다(아파트 기준, 이웃 동의가 순조로운 경우).
| 단계 | 내용 | 소요 기간(예시) |
|---|---|---|
| 1주차 | 구청 사전 문의, 관리규약 확인, 안전시설 설치 | 3~5일 |
| 2주차 | 관리주체·이웃 동의서 수집, 서류 작성 | 5~10일 |
| 3주차 | 등록 신청, 현장 확인 대응 | 처리기간 약 14일 |
| 5주차 | 등록증 수령, 면허세 납부, 사업자등록 | 2~3일 |
| 6주차 | 플랫폼에 등록정보 기재 후 오픈 | 1~2일 |
동의서 단계에서 늦어지지 않으면 한 달 반 안에 문을 열 수 있는 일정이다. 반대로 이웃 동의가 꼬이면 기약이 없어지니, 전체 일정의 변수는 사실상 동의서 단계 하나다.
등록 안 하고 열면 어디서 걸리나
등록 없이 숙박업을 하면 공중위생관리법 위반으로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대상이다. 법이 개정되면서 종전보다 두 배로 올라간 수위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관할 구청은 영업소 폐쇄명령까지 내릴 수 있고, 두 절차는 따로 진행된다. 벌금을 냈다고 행정처분이 없어지는 게 아니다.
실제 사례도 있다. 대전의 한 호스트는 영업신고 없이 에어비앤비 숙소 여러 곳을 몇 해 동안 운영하며 억대 수익을 올렸다가 기소돼 벌금 6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수익에 비해 벌금이 가볍다는 지적이 나온 사건이지만, 뒤집어 보면 전과 기록과 폐쇄명령, 플랫폼 계정 정리까지 함께 감수할 일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플랫폼에서부터 막힌다. 에어비앤비는 법이 아닌 자체 정책으로, 영업신고증을 내지 않은 국내 숙소는 2026년 1월 1일부터 예약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보도 기준). 신고증을 나중에라도 내면 바로 복구되지만, 등록 없이 버티는 방식 자체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기에 올해 11월부터는 미신고 숙박업을 중개한 플랫폼에도 과태료를 물리는 법(공중위생관리법 개정)이 시행된다.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서 버티는 길도 곧 막힌다.
등록한 뒤에도 지켜야 할 것
등록증이 나왔다고 끝이 아니다. 운영 단계에서 지켜야 할 의무가 몇 가지 있다.
- 손님은 외국인 관광객만. 현행법상 도시민박업은 내국인을 받을 수 없다. 법원도 도시민박업 등록이 숙박업 신고를 대신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적이 있어서, 등록한 호스트라도 내국인을 받으면 미신고 숙박업으로 처벌될 수 있다. 예외는 위홈이라는 지정 플랫폼을 통한 경우다. 원래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정부가 한시적으로 열어 주는 예외 제도)로 운영되다가 임시허가로 바뀌면서, 법이 정식으로 정비될 때까지 기한 없이 영업 근거가 유지된다. 호스트 주소가 서울·부산인 경우에 한해, 기존 도시민박업 호스트는 외국인은 날짜 제한 없이, 내국인은 연 180일까지 받을 수 있다. 신규 호스트는 내·외국인을 합쳐 같은 한도가 적용된다. 다만 위홈 쪽 공지에는 신규 호스트 등록을 마감했다는 문구도 있어서, 새로 시작하려면 등록 가능 여부를 위홈에 먼저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내국인을 전면 허용하는 법 개정은 정부가 방향을 밝힌 뒤로도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위홈을 거치지 않는 한, 지금은 외국인만 받는 게 원칙이다.
- 실거주 유지. 등록 후 이사를 가면서 숙소만 남겨 두는 운영은 등록 요건 위반이다. 이사하면 폐업 신고를 하거나 새 주소지에서 다시 등록해야 한다.
- 안전시설·위생 관리. 감지기·경보기·소화기는 설치로 끝이 아니라 계속 유지해야 하는 의무다. 지자체 점검 대상이 된다. 요금표를 영업장과 온라인 예약 화면에 게시하고 지켜야 하며(관광진흥법 시행령 별표 1), 등록한 뒤에는 안전·위생 교육도 받아야 한다(관광진흥법 제20조의3).
- 세금 신고. 사업자등록 후 수입에 대한 종합소득세 등 신고 의무가 생긴다. 구조가 단순하지 않으니 세무 전문가나 관할 세무서 확인을 권한다.
참고로 같은 집 숙박업이라도 농어촌 지역이라면 요건과 절차가 전혀 다른 농어촌민박 제도를 탄다. 시골 주택을 알아보고 있다면 농어촌민박 등록 가이드를 함께 보면 두 제도의 차이가 선명해진다.
신청 전 셀프 체크리스트
구청에 전화하기 전에 아래 항목부터 스스로 점검해 보자. 하나라도 "아니오"면 그 항목이 준비의 출발점이다.
- 건축물대장상 용도가 단독·다가구·아파트·연립·다세대 중 하나인가 (오피스텔·근생 아님)
- 국토계획법상 도시지역인가 (토지이음에서 확인 가능)
- 내 주민등록이 이 집에 있고, 실제로 살고 있는가
- 연면적(전용 기준)이 230㎡ 미만인가
- 아파트라면 관리규약에 금지 조항이 없는가
- 관리주체·이웃 동의를 받을 현실적 계획이 있는가
- 임차 주택이라면 임대인 동의를 문서로 받을 수 있는가
- 소화기·단독경보형 감지기·일산화탄소 경보기(개별난방일 때)를 설치했는가
- 통역 앱 등 외국인 안내 수단이 준비돼 있는가
- 외국인만 받는 운영으로도 수지가 맞는지 계산해 봤는가
외국어 요건 완화와 노후 주택 허용은 이미 지침에 반영됐고, 내국인 허용 논의는 아직 진행 중이다. 다만 단지마다 동의서 범위가, 지자체마다 추가 서류 운영이 달라서, 최종 요건은 반드시 관할 시·군·구청 관광 담당 부서에 확인하고 움직이는 게 맞다. 법령 해석이나 세금 문제가 얽히면 행정사·세무사 등 전문가 상담을 함께 받길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