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를 빌려주고 돈을 받는다고 하자. 손님이 외국인 관광객이면 합법일 수 있다. 그런데 손님이 한국인이면, 같은 집 같은 침대인데도 그 순간 불법 영업이 된다.
이상하게 들리지만 실제로 이렇다. 손님 국적에 따라 합법과 불법이 갈린다. 한국 공유숙박 규제에서 가장 이상한 지점이고, 지금 정부와 국회가 고치려는 지점이기도 하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등록 안 된 숙소 상당수가 플랫폼에서 내려갔다. 올해 상반기에는 서울에서 도시민박업 등록이 크게 늘었다. 동시에 내국인 손님을 받을 수 있게 법을 바꾸자는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 시장이 여러 방향에서 한꺼번에 움직이고 있다. 지금 숙소를 운영 중이거나 시작을 고민한다면, 알아야 할 법 전체를 한 장의 지도로 정리했다.
현행 법제 지도: 주택에서 손님을 받는 세 가지 합법 경로
호텔이나 모텔은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숙박업으로 신고하고 영업한다. 그런데 '주택'에서 손님을 재우고 돈을 받는 방법은 이 신고 없이도 가능하다. 현행법상 크게 세 가지 경로가 있다.
어떤 집인지, 누가 운영하는지, 누구에게 파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법이 달라진다. 세 업종의 핵심 조건을 법령과 공식 안내 기준으로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 구분 |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 농어촌민박 | 한옥체험업 |
|---|---|---|---|
| 근거 법령 | 관광진흥법 및 같은 법 시행령 | 농어촌정비법 | 관광진흥법 |
| 등록·신고 기관 | 관할 시·군·구청(등록) | 관할 시·군·구청(신고) | 관할 시·군·구청(등록) |
| 가능 지역 | 도시지역 | 농어촌·준농어촌 지역 | 전국(한옥이라면 도시도 가능) |
| 호스트 요건 | 본인이 실제 거주하는 단독·다가구·아파트·연립·다세대 주택 | 해당 지역에 실제 거주하는 주민의 주택 | 한옥 요건 충족, 실거주 의무 없음 |
| 내국인 손님 | 불가(외국인 관광객만) | 가능(내·외국인 모두) | 가능(내·외국인 모두) |
| 면적 제한 | 연면적 230㎡ 미만 | 연면적 230㎡ 미만 | 별도 연면적 상한 없음 |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도시 호스트의 기본 선택지
도시지역에서는 이 방법이 사실상 유일한 정식 등록 경로다. 핵심 조건은 두 가지다. 호스트가 그 집에 실제로 살고 있어야 하고, 손님은 외국인 관광객이어야 한다.
등록 대상은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이다. 오피스텔은 여기서 말하는 '주택'이 아니라서 아예 등록할 수 없다.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은 지자체에 따라 이웃 동의 같은 서류를 추가로 요구하기도 하니, 등록 전에 관할 구청 관광 부서에 먼저 확인하는 편이 빠르다.
농어촌민박, 내국인을 받을 수 있는 가장 넓은 문
농어촌정비법에 따른 농어촌민박은 처음부터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분하지 않는다.
다만 조건이 있다. 농어촌이나 준농어촌 지역에서만 할 수 있다. 그 지역에 실제로 사는 주민이 본인 주택으로 운영해야 하고, 연면적은 230㎡ 미만이어야 한다.
그래서 도시에 사는 사람이 시골에 빈집을 사서 원격으로 운영하는 방식은 원칙적으로 이 조건에 걸린다.
한옥체험업, 도시에서 내국인을 받는 사실상 유일한 등록 업종
건물이 한옥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옥체험업은 관광진흥법에 따른 별도 업종이다. 지역 제한도 없고, 내국인 금지도 없고, 호스트가 실제로 살아야 한다는 의무도 없다.
서울 북촌·서촌이나 전주 한옥마을의 한옥스테이가 내국인 손님을 합법적으로 받는 것도 이 덕분이다. 물론 건축 양식이 한옥 요건을 충족해야 하니, 아무 집이나 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 쟁점: 왜 도시에서는 내국인을 받으면 불법인가
문제의 뿌리는 이름에 있다. 도시민박업의 정식 명칭은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이다. 이 업종은 처음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만들어졌다. 그래서 내국인 숙박은 업종 정의 안에 아예 들어 있지 않다.
에어비앤비는 공식 입장문에서 이 점을 지적한다. 자사가 영업하는 나라 가운데 도시지역에서 내국인 이용을 원칙적으로 막는 곳은 한국이 사실상 유일하다는 것이다. 호스트 실거주 의무나 건축물 유형 제한도 다른 나라의 기준과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그럼 등록 없이 내국인을 받으면 어떻게 될까. 어떤 업종으로도 등록하거나 신고하지 않고 돈을 받고 숙박을 제공하면, 공중위생관리법상 미신고 숙박업에 해당한다. 벌금이나 징역형까지 가능한 형사처벌 대상이다. '한두 번은 괜찮겠지' 하고 넘길 수준의 위험이 아니다.
다만 좁은 예외가 하나 있다. 규제샌드박스라는 제도를 통한 임시 허용이다. 규제샌드박스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정해진 기간과 조건 안에서 시범적으로 허용해 주는 제도다.
위홈은 2019년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기업으로 지정돼 서울·부산에서 내국인 손님을 받아 왔다. 2026년 5월부터는 이 실증특례가 임시허가로 바뀌었다. 실증특례는 정해진 기간이 끝나면 사업을 접어야 할 위험이 있는 제도였는데, 임시허가로 전환되면서 법이 정식으로 정비될 때까지는 영업 근거가 계속 이어진다.
조건은 이렇다. 호스트 주소가 서울이나 부산이어야 한다. 기존에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으로 등록했던 호스트는 외국인 손님은 연중 받고, 내국인 손님은 180일까지 받을 수 있다. 새로 등록하는 호스트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합쳐 180일까지다. 다만 위홈 자체 공지에는 2026년 8월부터 신규 호스트 등록을 마감했다는 안내도 있는데, 다른 곳에서 교차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 지금 등록이 가능한지는 위홈에 직접 문의해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미스터멘션과 에어비앤비를 통한 실증특례도 있다. 2024년 10월부터 2026년 10월까지 운영되며 한 차례 연장이 가능하다. 서울·부산에서 호스트가 실제로 거주하고 연면적 230㎡ 미만인 집이라면, 내국인 손님을 연 180일까지 받을 수 있다.
이런 특례들은 모두 기간과 지역, 참여 플랫폼이 정해진 임시 제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2025~2026년, 시장이 뒤집힌 세 장면
최근 2년 사이 세 가지 큰 변화가 있었다. 미등록으로 버티던 방식은 끝났다. 합법 등록은 크게 늘었다. 그리고 내국인을 받을 수 있게 법을 바꾸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장면 1, 미등록 숙소 대거 퇴출과 예약 차단
에어비앤비는 국내 숙소에 영업신고 정보 등록을 의무화했다. 유예기간을 거쳐, 신고증을 내지 않은 숙소는 2026년 1월부터 실제로 예약이 막히기 시작했다. 신고증을 나중에라도 제출하면 바로 복구된다.
그 결과 등록 안 된 숙소 약 3만 개, 전체의 41%가 플랫폼을 떠나야 했다. '미등록으로 버티기'가 통하던 시절이 플랫폼 차원에서 끝난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25년 11월 공포된 개정 공중위생관리법이 2026년 11월 12일부터 시행된다. 이 법은 신고 안 된 숙박업을 중개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어기는 플랫폼에는 과태료를 매긴다. 즉 11월부터는 '이 앱에서 막히면 저 앱으로 옮기기'도 통하지 않는 구조가 된다. 영업신고를 마치는 것이 유일하게 지속 가능한 길이다.
장면 2, 서울 도시민박업 등록이 반년 만에 두 배로
등록이 늘어난 폭도 놀랍다. 2026년 1월부터 5월까지 서울에서 새로 등록된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은 3,428건이다. 2025년 한 해 전체 실적(1,682건)의 두 배를 반년도 안 돼 넘어선 숫자다.
지역별로 보면 마포구가 압도적으로 많다. 1,674건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배경은 두 가지다. 2025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가장 많았고, 30년 넘은 건물도 안전점검만 통과하면 등록할 수 있게 규제가 풀렸다.
장면 3, 내국인 허용 논의는 지금 어디까지 왔나
문화체육관광부는 2025년 초 내국인 대상 도시지역 민박업 도입 방향을 처음 공개했다. 당시 알려진 골자는 호스트가 실제로 살지 않아도 되는 독채 영업 허용, 연간 영업일수 180일 제한, 연면적 230㎡ 이하, 오피스텔·전용주거지역 제외, 법인과 임대사업자 불허였다.
다만 정부는 정책브리핑을 통해 영업일수 같은 구체 내용은 '합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2025년 10월에는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TF에서 기획재정부 부총리가 내국인 공유숙박 제도화를 다시 발표했다. 그런데 시행 시점은 이때도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렇다. 발표 후 1년 가까이 지났지만, 내국인 공유숙박을 허용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2026년 8월 언론 보도를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호스트 실거주 의무를 풀 것인지, 아파트라면 입주민 과반 동의를 어떻게 받을 것인지가 여전히 넘어야 할 장벽으로 거론되는 단계다.
에어비앤비는 외국인 관광객을 더 늘리려면 실거주 의무를 없애고 등록 가능한 건축물 유형도 넓혀야 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기존 숙박업계는 공급 과잉과 주거 침해를 이유로 반대한다. 그래서 최종 조문이 지금 알려진 방향 그대로 확정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
호스트 행동 지침: 지금 합법으로 운영하고, 개정에 대비하는 법
먼저 내 집이 어느 업종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고, 그다음 내국인 손님을 합법 경로로만 받는다.
- 내 집이 어느 업종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한다. 도시에 있고 본인이 실제로 사는 주택이면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이다. 농어촌에 사는 주민이면 농어촌민박이다. 건물이 한옥이면 한옥체험업이다. 오피스텔은 이 셋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 내국인 손님은 합법 경로로만 받는다. 도시에서는 위홈의 임시허가나 미스터멘션·에어비앤비의 실증특례(서울·부산 한정, 연 180일 한도)가 사실상 유일한 통로다. 그 밖에는 한옥체험업이나 농어촌민박만 가능하다.
- 미등록 운영은 이미 설 자리가 없다. 2026년 1월부터 영업신고증이 없는 숙소는 예약 자체가 막혔다. 11월부터는 신고 안 된 숙박업을 중개하는 것 자체가 플랫폼에 금지되니, 다른 앱으로 옮기는 방법도 통하지 않는다. 시작하기 전에 등록부터 마치는 것이 순서다.
- 등록했다면 세금 체계를 갖춘다. 사업자 등록과 소득 신고는 등록 숙소의 기본기다. 구체적인 신고 방법은 에어비앤비 호스트 세금 가이드에 정리해 뒀다.
- 수수료 구조를 이해하고 직접 예약 채널을 병행한다. 합법 등록 숙소가 늘어나면 경쟁은 결국 수익 구조 싸움이 된다. 호스트 수수료와 직접 예약 전략을 참고하자.
- 개정에 대비해 물건 조건을 점검한다. 논의 중인 방향(180일, 230㎡ 이하, 독채 허용, 법인 불허)이 그대로 확정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그 방향이 유지된다면, 이미 요건을 갖춘 실거주 주택 보유자가 가장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숙박이 부담스럽다면 유휴 공간 수익화처럼 규제 부담이 덜한 방법도 대안이 된다.
고지: 이 글은 2026년 9월 기준 공개 자료를 정리한 것이며, 법령과 지자체 조례·해석은 수시로 바뀐다. 등록·운영에 관한 최종 판단은 반드시 관할 지자체(시·군·구청 관광 부서)와 문화체육관광부 확인을 거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