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손님과 벌어지는 다툼은 대부분 조용히 끝나지만, 몇몇은 법원까지 갔습니다. 그 판결들과,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다툼들을 모았습니다.
법원까지 간 사건들
퇴실을 거부한 손님, 결국 유죄
2022년 9월 20일 오후 4시, 한 손님이 1박 4만 원을 내고 모텔에 들어왔습니다. 퇴실 시간은 다음 날 정오였습니다.
투숙한 다음 날인 2022년 9월 21일, 손님은 객실에서 소란을 피웠습니다. 다른 객실 손님으로부터 항의를 받은 업주는 같은 날 오전 11시 11분 "투숙객이 시비를 한다"는 내용으로 112에 신고하고, 손님에게도 퇴실 시간이 정오라는 것을 알렸습니다. 경찰관들은 11시 14분 모텔에 출동했습니다.
업주는 정오에 출동한 경찰관들과 함께 퇴실 시간이 됐다는 이유로 다시 퇴실을 요구했지만, 손님은 "여기는 범죄현장이다. 국과수를 불러달라. 내가 피해자인데 내가 왜 나가냐? 니들이 경찰이냐?"라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하며 객실에서 나가지 않았습니다. 오후 2시 50분,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퇴실 시간을 2시간 50분 넘긴 뒤였습니다.
대법원은 퇴거불응죄 유죄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2023도9350, 2023. 12. 14. 선고, 상고 기각). 법원이 본 건 "퇴실 시간이 지났다"는 사실 하나가 아닙니다. 객실 구조, 손님이 묵게 된 경위와 기간, 퇴실 시간 경과 여부, 업주의 관리 정도, 퇴거 요구 사유, 이 다섯 가지를 함께 따졌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업주가 신고 시각과 퇴거 요구 시각을 분명히 남겨 뒀습니다.
원인 모를 화재, 책임은 숙소 쪽
인천의 한 모텔 객실에서 불이 났습니다. 담배꽁초가 나왔지만 발견된 자리와 발화 지점은 떨어져 있었고, 원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모텔 보험사는 손님에게 구상금(5,800만 원)을 청구했지만 1심, 2심, 대법원 모두 졌습니다(2023다244895, 2023. 11. 2. 선고). 법원은 "숙박업자와 고객의 관계는 통상적인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와는 다르다"며, 원인 모를 화재의 손해는 숙박업자 쪽이 진다고 봤습니다. 다만 이건 원인을 끝내 모른 경우의 이야기입니다. 손님 과실이 증거로 확인되면 결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바비큐 탁자와 미끄러운 욕실
인천의 한 펜션 바비큐장에서 손님들이 탁자 한쪽에 몰려 앉다가 탁자가 넘어져 화상을 입었습니다. 법원은 업주 책임 80%, 1,575만여 원 배상을 인정했습니다. 탁자를 고정하지 않고 경고문도 없었다는 이유입니다(인천지법 민사9단독, 2026. 8. 21. 선고, 아시아경제 보도).
울산의 한 펜션에서는 손님이 욕실에서 미끄러져 십자인대가 파열된 사건도 있었습니다. 미끄럼 방지 시설이 없었다는 이유로 업주 책임 30%, 1,300만 원 배상이 나왔습니다. 손님의 부주의와 나이도 함께 고려됐습니다(울산지법 민사17단독, 서울신문 보도).
두 사건 모두, 법원이 짚은 건 사고 전에 숙소가 미리 할 수 있었던 안전조치였습니다.
결과가 알려지지 않은 다툼 둘
여기부터는 판결이 없습니다. 한쪽 또는 양쪽 주장으로만 알려졌고, 누가 옳은지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반려견 거절 5분 뒤의 취소
손님 측은 반려견 동반을 물었다가 "불가합니다"라는 답을 듣고 5분도 안 돼 예약을 취소했다고 했습니다. 업주는 숙박 4일 전 취소라며 60%를 공제했습니다. 손님 측 SNS 글로 알려졌고, 결과는 보도되지 않았습니다(인사이트, 2026. 7. 30.).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권고 기준이라 강제력은 없음)에 대 보면, 성수기 주말 3일 전 취소는 60% 공제가 맞습니다. 다만 24시간 안 취소나 비수기였다면 결과는 전혀 달라집니다. 기사에는 성수기 여부가 나오지 않아 어느 쪽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 구분 | 계약금 환급 | 7일 전 | 5일 전 | 3일 전 | 1일 전·당일 |
|---|---|---|---|---|---|
| 성수기 주중 | 24시간 이내 또는 10일 전까지 | 10% 공제 | 30% 공제 | 50% 공제 | 80% 공제 |
| 성수기 주말 | 24시간 이내 또는 10일 전까지 | 20% 공제 | 40% 공제 | 60% 공제 | 90% 공제 |
성수기는 숙소가 약관에 정해 둔 기간이고,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 여름은 7월 15일부터 8월 24일까지, 겨울은 12월 20일부터 2월 20일까지입니다. 비수기라면 공제 없는 취소 기한이 2일 전까지로 더 짧게 당겨집니다.
반려견과 추가요금을 둘러싼 후기 공방
손님 측은 추가요금을 요구받았고 "불만 있으면 나가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업주 측은 그런 요금은 없었고, 오히려 손님이 말없이 반려견을 데려왔다고 했습니다. 손님은 후기를 남겼고 업주는 "보복성 댓글"이라 반박했습니다. 결과는 보도되지 않았습니다(아시아투데이, 2026. 9. 11.).
에어비앤비라면 적용되는 기준이 있습니다. 위협이나 보복 목적의 후기는 금지되지만, 단지 별점이 낮다는 이유만으로는 삭제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숙소가 미리 정해 둘 것: 예약부터 보험까지
앞의 사건에서 판결과 다툼의 쟁점으로 나온 것을 숙소 안의 자리별로 모았습니다. 미리 정해 적어 둘 것과, 일이 벌어진 그때 남길 기록을 나눴습니다. 예약 문자 하나, 안내문 한 장을 고치면 여러 줄이 함께 정리됩니다.
| 자리 | 미리 정해 적어 둘 것 | 그때 남길 기록 | 관련 사건 |
|---|---|---|---|
| 예약·결제 화면 | 반려동물 동반 가능 여부(맨 앞에), 인원 규정, 예약 직후 취소를 어떻게 할지 정한 줄을 넣은 환불표, 공정위 기준과 비교해 본 결과 | 취소 시각, 공제 비율 계산 근거 | 취소 위약금, 후기 공방 |
| 예약 확인 문자·객실 안내문 | 퇴실 시간, 반려동물·인원 규정 | 보낸 메시지 내역, 안내문을 붙인 상태의 사진 | 퇴실 거부, 후기 공방 |
| 바비큐장·욕실 등 시설 | 탁자·의자 고정이나 지지대, 넘어질 수 있는 시설의 경고문, 욕실 미끄럼 방지 매트와 실내화, 야외수영장처럼 물기가 생기기 쉬운 시설의 주의 안내 | 설치 상태 사진, 점검일지 | 화상·미끄럼 사고 |
| 손님이 나가지 않을 때 | 몸으로 밀어내지 않고 112에 신고 | 나가 달라고 요구한 시각과 한 말(메모나 녹음), 신고 시각 | 퇴실 거부 |
| 규정 위반을 확인했을 때 | 플랫폼에 먼저 알리기, 후기에는 사실관계만 답글로 | 위반 장면 사진과 시각 | 후기 공방 |
| 보험증권 | 가입한 보험의 보장 범위와 면책사항(화재, 손님 부상 등 사고 종류별로) | 보험증권 사본 | 화재, 화상·미끄럼 사고 |
표 가운데 판결과 바로 이어지는 내용은 둘입니다. 손님이 나가지 않을 때 112에 신고하라는 건 2023도9350 사건에서 업주가 퇴실 시간을 알리고 경찰과 함께 다시 요구한 순서에서 나왔고, 시설 점검은 인천지법이 짚은 탁자 고정과 경고문, 울산지법이 짚은 미끄럼 방지 조치에서 나왔습니다. 보험 확인은 화재 사건에서 손해를 먼저 메운 것이 모텔의 보험이었다는 데서 나왔습니다. 나머지는 주로 결과가 없는 다툼에서 쟁점이 된 부분입니다.
보험은 사고 종류에 따라 보장하는 상품이 다를 수 있어, 증권에서 보장 범위와 면책사항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앞에 나온 금액(화재 보험금 5,800만 원, 화상 배상 1,575만여 원, 미끄럼 배상 1,300만 원)이 비교해 볼 숫자가 됩니다.
여기 모은 판결과 다툼에서 쟁점이 된 것은 누가 더 억울했느냐보다 미리 정해 둔 규칙과 그때 남긴 기록이었습니다. 퇴실 시간을 알린 시각, 갖춰 둔 안전조치, 반려견 규정과 환불표의 줄처럼, 나중에 누가 보더라도 확인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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